독서

💍 결혼과 도덕 💍

정소은 2023. 8. 20. 18:00

 

 

 

러셀은 이 책을 통해 변화된 시대에 따라

성윤리 또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의 정절을 보증받기 위해 ( 혈통의 보존 )

여성에게 무지를 부여하고 자유를 억압했으며

기독교는 여성이 성과 관련한 경험 자체를 죄로 인지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과 과학적 발전(피임법의 발명)이 여성 해방을 이끌었고

시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처럼 변화된 시대에 맞는 성윤리를 주장한다.

 

우선 성에 대해 과도한 정절을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부부 관계와 사회 풍조를 만들기 때문에

자식이 없는 부부에 한해서 성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식이 태어나고 난 뒤에는 부부간의 사랑을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우위에 두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며

교육과 국가 양육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다

 

 


 

 

내 생각

 

옛날 사람이 쓴 결혼에 관한 책이라길래 무척 고지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현대 사회보다 개방적인 부분이 있어서 매우 놀라웠다.

또한 기존의 성윤리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고착되었는지 명확히 알게 되었고

성별에 따른 사회의 요구 사항이 변화했기 때문에 성윤리 또한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연인이나 자식 없는 부부에 한해 성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말 파격적이었지만

사실 이 주장은 그닥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성교를 하는 연인을 계속 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다.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가능한가?

아직 사랑에 대한 경험이 거의 0에 수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문은 일단 보류하도록 하겠다.

 

 

러셀의 성교육에 대한 주장은 완전히 동의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성교육이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어렸을 땐 성과 관련된 주제는 일단 피하기 급급했고 부끄럽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 어렸을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성에 대한 책을 읽고 부모님한테 대놓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두 분 다 어물쩍 넘어가셨던 기억이 있다 )

하지만 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억압할수록

이에 대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갖게 되고 이는 정말 위험한 사회 풍조를 이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한 '우애 결혼'이나 '시험 결혼'이라는 개념이 좀 더 보편화되고 존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손으로 직접 내 가족을 형성하는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그렇기에 누구나 연습해볼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지를 무기 삼아 권력을 획득하는 일이 빈번함을 알았고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책이 열리는 나무> 토론 내용

 

1. 책이 쓰인 시기와 달라진 현대의 사회구조와 그에 따라 변화된 사랑과 관련된 사회 규범

 

성역할에 대한 규범이 가장 달라졌고 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예전에 비해서는 남성은 돈을 벌어서, 여성은 양육과 집안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식이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변화된 의식을 받쳐줄 만한 제도가 부족하고 성역할에 대한 은근한 사회적 압박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급진적으로 경제가 발전해서 세대간 성역할에 대한 관념의 차이가 심한 것 같다.

현대의 젊은 사람들과 달리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득권은 여전히 예전의 성윤리를 가지고 있어서

변화가 이뤄지기가 어려운 것 같다.

 

 

2. 현대인들이 바라는 사랑 / 이상적인 결혼

 

사실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말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내가 직접 지켜봐온 사랑 중에 제일 낭만적인 사랑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인데

중학생 때부터 사귀어서 거의 70년간 관계를 유지해오셨다.

사실 두 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는 딱히 커다란 교류나 표현은 없어 보이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 안정을 얻고 서로의 부재에는 항상 불안해하셨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데

평생 불교를 공부해왔지만 할머니에 대한 집착은 버리지 못했다고 하셨다.

나도 이런 사랑과 결혼을 원하는 것 같다.

기나긴 세월과 그 세월 속에서 겪은 수많은 행복과 슬픔, 시련과 극복 속에서

사랑은 퇴색되고 더이상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을 띄어도

그 어떤 무언가 때문에 서로를 놓지 않고 서로의 존재에 안정을 얻는 관계가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3. 결혼제도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 국가의 양육에 대해서

 

결혼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국가는 자식을 계속 낳고 잘 키워낼 환경이 유지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주장한 국가의 양육이 제도화되면 결혼 제도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양육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이 모두 드는데

부정적인 부분은

첫번째로 국가 양육에 의해 가족관계가 옅어지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두번째로 국가의 양육이 믿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긍적적인 부분은

가정의 형태가 항상 이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가정의 자녀들 또한 보호받을 구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랑과 결혼이라는 평소에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이용해먹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